[뉴스워치]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 현장 분위기는?
[앵커]
프로야구가 어제(5일) 막을 올렸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첫 무관중 경기다 보니 낯선 모습도 많았고, 외국 언론의 취재도 열기를 띄었다고 합니다.
직접 느껴본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잠실 개막전을 취재한 정주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관중이 없는 야구경기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어제 직접 취재해 본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왁자지껄했던 작년까지의 개막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원래 개막전은 팬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축제 분위기로 치러지는데요. 어제는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보니 개막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빈 관중석에 '무' 관중이라고 해서 무 그림의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했고, 미리 팬들로부터 받은 응원 메시지를 현수막으로 제작해서 걸어놓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허전함을 채우기는 부족했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응원가를 틀기도 했는데요. 이 응원가조차 멈춘 때는 독서실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의 소리가, 관중석에 마련된 기자석에도 다 들릴 정도였습니다.
[앵커]
누구보다 아쉬워했을 사람은 팬들일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야구장 앞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팬들도 볼 수 있었고요. 야구장 밖에서 그라운드가 보이는 광주 구장 같은 경우는 팬들이 경기장 밖 펜스에 서서 관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각 구단은 팬들을 위해 영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랜선 이벤트'들을 준비했는데요. 치어리더들은 실시간 응원 영상으로 '집관'하는 팬들과 소통했습니다. 시구도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야구공 모양의 큰 풍선 안에 들어간 어린이가 비접촉 시구를 하기도 했고, 전광판에 어린이 팬들의 시구 영상을 틀기도 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를 뚫고 어렵게 개막했는데, 감염 우려에 대한 대처는 잘 되고 있었나요?
[기자]
네, 혹시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를 멈춰야 하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기자들도 마스크를 쓰고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입장했습니다. 이 스티커가 '입장 절차를 마쳤다'는 증빙인데, 이 스티커를 붙여야만 야구장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 취재구역도 제한이 됐습니다. 기자들은 관중석에서만 취재가 가능했고, 선수들과는 철저히 격리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처음 해 보는 무관중 경기였는데 선수들의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팬들이 없다 보니 연습경기와 별로 차이도 없고, 그렇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신바람 야구'라고 하죠. 안타도 치고 홈런도 터지면 팬들의 응원 소리가 커지고 사기가 올라서 점수도 많이 나기 마련인데, 팬들이 없다 보니까 그런 게 어려웠는데요.
[앵커]
외국 언론사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죠. 일본 NHK, 중국 CCTV, 미국 AP, 심지어 카타르의 알자지라방송까지 왔다면서요?
[기자]
네, 제 생각에는 국내 방송 카메라 절반, 외산 카메라 절반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국제대회를 방불케 하는 취재 열기였는데요. 선수들이 체온을 재고 입장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마스크를 쓰고 취재하는 저희의 모습을 찍기도 했습니다. 특히 개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일본 취재진의 관심이 컸습니다.
[앵커]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춰서있다보니, 한국 프로야구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같는데요. 미국과 일본에는 우리 경기가 생중계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개막전을 생중계했고, 앞으로도 매일 한경기씩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이후로 야구를 볼 수 없는 상황인데요. 해설자의 코멘트에서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개별 선수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는데, NC 박민우 선수가 한 팀에서만 8년을 뛰었다, 이런 얘기들까지 했습니다. 일본에도 유무선 플랫폼인 스포존을 통해 생중계됐는데요. 스포존은 매일 2경기씩 송출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ESPN이 오늘도 생중계하는 거죠?
[기자]
오늘은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을 미국 전역에 생중계하는데요. 오늘 생중계에는 린드블럼 선수가 일일 해설자로 나서기 때문에 더 특별할 것으로 보입니다. 린드블럼 선수는 지난해 두산의 1선발을 맡아 20승을 올리고 KBO리그 MVP까지 차지했죠. 두산 선수들뿐만 아니라 라이벌 LG 선수들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자세하게 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지낸 경험도 많이 이야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ESPN의 생중계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미국에 많이 알리는 기회가 되겠습니다?
[기자]
그렇죠. 그래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들은 돈 안 들이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두산 김재환 선수와 키움 김하성 선수가 홈런을 날리면서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김재환 선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김하성 선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외국에 생중계되는 데 대해 김하성 선수가 어떻게 느끼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이제는 팬들이 언제 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입니다. 논의가 어느 정도 돼가고 있나요?
[기자]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단계입니다. 어제 문학구장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중대본과 KBO가 긴밀하게 논의해서 단계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오늘 중대본에서도 상황에 따라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는데요. 서울시도 '빠른 시일 내에' 관중을 입장시키겠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당초 KBO는 관중석의 20% 정도를 허용하는 것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안을 검...